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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휘청댄 미국과 유럽···그런데 왜 미국만 부활했을까

김신영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7-18 11:43

한국은행 보고서에 나온 4가지 이유

지난해 코로나 확산 때 미국과 유럽은 모두 큰 타격을 받았다. 두 지역 모두 초기 대응 실패로 확진자·사망자가 급증하고 강력한 경제 봉쇄 조치가 단행됐었다. 그로부터 1년여 후 미국 경제는 강하게 반등하며 과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유럽의 경제는 여전히 부진하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한국은행이 18일 보고서 ‘팬데믹 이후 유로지역과 미국의 경기 회복 격차 발생 원인 및 향후 전망’을 통해 두 지역의 최근 경제 회복세가 엇갈리는 원인을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 1분기에 위기 직전(2019년 4분기) 수준의 국내총생산(GDP)을 거의 회복한 반면, 유로지역은 GDP가 팬데믹 전의 95%에 머물러 있다. 한은은 이유를 크게 넷으로 꼽았다.

◇①미 경기부양책이 훨씬 크고 빨랐다

우선 코로나 경제 충격 방어를 위해 실시한 부양책의 규모가 미국이 압도적으로 컸다. 속도도 빨랐다. 유로지역은 여러 나라의 연합체이기 때문에 재정부양책을 시행하려고 해도 나라별 의견이 제각각이어서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실제로 집행된 규모가 미국에 훨씬 못 미쳤다. 한은 분석 결과 지난해 미국의 GDP 대비 재정부양책 규모는 17%에 달했지만, 유로지역은 국가별로 4~11%에 그쳤다. 미국의 재정부양책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4.7%포인트 이바지한 반면 유로지역의 기여도는 2.2%포인트였다.

◇②백신 접종 역시 미국이 앞섰다

유럽보다 훨씬 빠른 코로나 백신 접종도 미국 경제의 ‘힘’ 중 하나였다. 지금은 유럽 주요국도 백신 접종률이 50%에 이르지만, 올해 4월까지만 해도 미국이 약 35%, 유럽이 10% 정도로 차이가 컸었다.

화이자·모더나 등 미국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코로나 백신 개발을 하고 이를 미국에 먼저 풀면서 미국은 백신 부족 사태를 겪지 않았다. 반면 유럽은 백신 계약을 맺고서도 실제 공급량이 예상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등의 백신 생산 일정이 차질을 빚으며 실제 백신 접종률이 기대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예를 들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유럽 내 공장 생산 차질로 인해 1분기 공급량이 예정했던 9000만회의 3분의 1 수준이 3000만회 정도로 줄었다.

혈전 생성 부작용 등으로 유로지역 및 대다수 국가에서 접종이 일시 중단된 얀센 백신도 유럽의 백신 접종률을 떨어뜨린 요인이었다. 화이자·모더나 위주로 접종한 미국엔 얀센 부작용으로 인한 지연이 없었다. 미국보다 유로지역 거주자의 백신 접종 거부감이 큰 것도 낮은 백신 접종률에 영향을 미쳤다. 유로 지역 거주자의 백신 접종 의향은 40~65%로 미국(69%)보다 낮다.

◇③수출·관광 높은 유럽의 피해가 더 컸다

수출과 관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의 경제 ‘체질’도 미국보다 코로나 타격을 더 크게 받은 원인이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코로나는 관광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쳤고, 세계 교역도 줄게 하여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더 불리하게 작용했다.

GDP 대비 수출 비중은 유로지역이 20%, 미국은 8%로 유로지역이 훨씬 높다. 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그리스 등은 또 관광 의존도가 높아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졌다. 유로지역 전체 여행객의 절반 정도가 유럽 밖에서 온 이들인데, 지난해엔 이 인구가 전년 대비 80% 감소하며 ‘관광 대국’들에 큰 타격을 입혔다.

◇④유럽의 ‘발’이 미국보다 엄격히 묶였다

미국·유럽 모두 코로나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를 했다. 하지만 유럽의 강도가 더 컸고 기간도 길었다. 또 지역의 특성상 유럽 내 국가 간 이동은 미국의 주(州) 사이 이동보다 훨씬 큰 통제를 받았다. 예를 들어 독일·프랑스 등 상당수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코로나 유행기에 국경을 강력하게 통제해 다른 국가로부터의 유입을 막았다. 하지만 미국의 50개 주 중 23개는 주 사이에 이동 제한을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고, 나머지 주도 뉴욕·뉴저지 등 감염 확산세가 극심한 지역의 방문객을 대상으로 14일 자가격리를 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은은 이런 이유로 유로의 경제 회복세가 미국보다 늦은 상황이지만, 원인이 됐던 변수들이 하나씩 해소되면서 하반기엔 유럽의 경제성장률도 반등하리라고 예상했다. 유럽의 경기부양책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많이 집행될 예정이고 백신 접종도 제 속도를 찾으면서 내년 1분기쯤은 코로나 이전의 GDP 수준을 회복하리라고 한은은 예상했다. 반면 미국은 내년엔 재정부양책 지출 규모가 올해보다는 많이 줄어 지금의 빠른 경제성장 속도가 다소 느려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유로지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4%, 미국은 6.4%(IMF 기준)이며 2022년 전망은 각각 3.8%, 3.5%로 올해에 비해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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